히히호호 수업 중 저희 아이가 듣고 있는 ‘히히 프로그램’은 보통 신체 활동, 식재료 활동, 생태 활동, 미술 활동이 매주 번갈아 가며 진행돼요. 그중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수업은 역시 생태 활동이에요. 반면에 엄마인 제가 가장 좋아하는 수업은 식재료 활동이에요. 빵가루, 도토리묵, 순두부, 라이스페이퍼, 대추 등 우리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진행이 되는데요, 놀라운 건 평범한 식재료지만 전혀 색다른 활동을 접목해 완전히 새롭게 식재료와 친해지는 시간을 가진다는 데 있어요.
모든 수업이 너무나 인상적이어서 저는 심지어 수첩에 적어놓고 집에서도 응용하는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가령 라이스페이퍼 시간에는 라이스페이퍼 위에 크레파스로 알록달록 그림을 그린 후에 물에 넣어 물속에서 라이스페이퍼의 모양이 어떻게 변하는지 관찰을 했어요. 그림을 그리면서 시각을 자극하고 물에 넣어 말랑말랑해진 라이스페이퍼를 만지며 촉각도 자극해 보았죠. 아이도 흥미로워했기 때문에 집에서도 똑같은 활동을 해보았어요.
보통 ‘촉감 놀이’라 하면 집안을 어지르지 않고서는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엄마들이 엄두를 못 내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이런 라이스페이퍼 놀이는 집에서도 부담 없이 해줄 수 있어 더욱더 좋더라고요.
사실 누구나 ‘엄마표 오감 놀이’를 꿈꾸지만, 현실은 집안일에 치여 뒷전으로 미루는 일이 다반사예요. 큰맘 먹고 김장 매트까지 장만해 본격적으로 촉감 놀이를 해주려 해도 아이디어가 없어서 허둥대는 경우도 많고요. 바로 그럴 때 히히호호 수업이 빛을 발하는 것 같아요.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나의 수고로움 없이 아이에게 오감 놀이를 해줄 수 있어 좋고, 거기에 보너스로 수업 후에도 아이와 둘이 놀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으니까요.